잘 노는 아이가 무엇이든 잘 한대요
우리 겨레는 수많은 전래 놀이를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 왔습니다. 동무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집 안팎과 골목길, 마당, 산, 들, 바다를 한바탕 떠들썩하게 했지요. 찧고 까불고 뛰고 다치고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는 온갖 놀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이웃과 어울리는 법을 저절로 익히며 자연과 사물이 지닌 이치와 도리를 스스로 깨쳤습니다. 이런 놀이야말로 몸과 마음을 고루 기를 수 있는 살아 있는 공부였던 셈이지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런 즐거움도 모른 채 그저 성적을 위한 공부만 하고 있습니다. 동무들과 웃고 떠들고 살 부대끼며 정드는 재미를 모르는 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안겨 주려고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잘 노는 법을 익히고 열심히 뛰놀면서 무엇이든 놀이처럼 즐겁게 해나가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동무들과 웃고 뛰놀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풍속화에 담긴 52가지 우리 놀이, 《전래 놀이》
누구보다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아끼는 홍영우 선생님이 우리 전래 놀이 모습을 정겨운 옛 풍경 속에 담아주셨습니다. 한 점 한 점 정성 들여 그린 작품 속에서는 우리 옷을 입고 댕기를 드린 아이들이 널뛰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면서 즐겁게 뛰놉니다. 그 모습을 마당에 고추를 널던 어머니나 방에서 바느질하던 할머니, 아기를 업은 누나가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어요. 지나가던 강아지도 신이 나서 함께 쫓아다닙니다. 아이들이 별 탈 없이 잘 뛰노는 건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었던 게지요. 한지에다 부드러운 먹선과 자연의 빛깔을 닮은 오방색으로 그려 낸 그림들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해서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씻어줍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절로 웃음이 나는 쉰 두 점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잃어가는 감수성과 여유로움을 되살려 보세요.
책 보고 놀고, 나가서도 놀아요
전래 놀이 가운데서는 고무줄놀이나 말뚝박기처럼 요즘 아이들이 잘 아는 놀이도 있지만 엿치기, 까막잡기처럼 이름만 들어서는 어떻게 노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 놀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놀이 그림 뒤에는 그 놀이에 대한 역사, 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와 함께 글쓴이가 놀이를 하고 놀았던 경험 이야기를 입말로 담았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한테 읽어주다가 문득 떠오르는 어린 시절 이야기라도 들려준다면 아이들은 부모님도 나처럼 어린 때가 있었구나 하고 더욱 친근한 느낌을 갖게 될 거예요. 부모님들은 어린 시절 동무들과 놀던 추억을 떠올리며 새삼 미소 짓겠지요. 그러다 문득 밖에서 뛰고 구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아이와 손잡고 밖으로 나가 책에 나온 놀이를 같이 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 좋은 책이 바로〈겨레 전통 도감〉《전래 놀이》입니다.
작가소개
그림 홍영우
홍영우 선생님은 1939년 일본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몸이 약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그림 그리는 일을 동무 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스물네 살 되던 해 우리말을 처음 배운 뒤, 동포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책 만드는 일과 그림 그리는 일을 힘껏 해 왔습니다. 옛이야기 그림책 《정신없는 도깨비》, 《딸랑새》를 비롯해 겨레 전통 도감 《전래놀이》와 《탈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재일 동포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그린 책으로 《홍길동》과 《우리말 도감》이 있습니다. 2010년 5월에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홍영우 그림책 원화전’을 열었습니다.
글 함박누리
1966년 햇살이 밝은 고장인 밀양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 자란 집은 마을 한가운데 있었는데 마당이 아주 넓었습니다. 해만 뜨면 그 마당은 온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신문사에서 십 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혼인을 하고 나서는 독일 동화를 비롯하여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꾸준히 했습니다. 지금은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두 아이를 자연 속에서 키워야겠다는 바람을 나름대로 꾸려 가고 있습니다. 마당에서 소꿉놀이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예전에 즐겨 하던 여러 가지 놀이를 오롯이 전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머리말 6
집 안이나 골목길에서 하는 놀이
각시놀음 10
고누 14
고무줄놀이 18
공기놀이 22
공놀이 26
구슬치기 30
그림자놀이 34
널뛰기 38
딱지치기 42
땅따먹기 46
바둑 50
비사치기 54
사방치기 58
소꿉놀이 62
손뼉치기 66
실뜨기 70
윷놀이 74
장기 78
제기차기 82
투호 86
너른 마당에서 여럿이 어울려 하는 놀이
가마타기 92
강강술래 96
그네뛰기 100
그림자밟기 104
까막잡기 108
꼬리잡기 112
닭싸움 116
말뚝박기 120
숨바꼭질 124
씨름 128
엿치기 132
자치기 136
줄다리기 140
줄타기 144
칼싸움 148
팽이치기 152
활쏘기 156
자연 속에서 뛰노는 놀이
가재 잡기 162
감 따기, 밤 따기 166
게 잡기 170
고기잡이 174
깃대 세우기 178
나무 오르기 182
눈사람 만들기 186
눈싸움 190
돌싸움 194
두꺼비 집 짓기 198
물수제비뜨기 202
물싸움 206
썰매 타기 210
연날리기 214
토끼몰이 218
열두 달 세시 풍속 222
찾아보기 229
참고한 책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