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현대문으로 함께 읽는 우리의 고전
우리의 고전 문학이 지닌 아름다움을 전해주는『겨레고전문학선집』시리즈.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예 출판사가 펴낸 '조선고전문학선집'을 새롭게 펴낸 것이다. '조선고전문학선집'은 저명한 북한 학자들이 모여 가요, 가사, 한시, 패설, 소설, 기행문, 민간극, 개인 문집 등을 100권으로 묶어낸 시리즈로, 고전을 연구하는 사람과 일반 대중 모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북한의 학자들이 쉬운 말로 풀어낸 우리의 고전 문학을 만나볼 수 있다.
제28권에서는 탐관오리에 지친 백성들의 마음이 담긴 우화 <옥포동 명판관 두꺼비>를 소개한다. 원제는「옥포동기완록」으로, 북에서 1980년대에 고전 문학 유산 자료를 조사하며 발굴한 고전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 널리 입에 오르내리던 동물담이나 우화 소설들에서 중요한 화소를 가져와,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으로 인물들에 뚜렷한 성격을 더하고 이야기를 세련되게 만든 것이다.
모든 사건들을 사리 정연하게 판결하는 두꺼비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당시 백성들이 탐관오리들에 지쳐 선한 목민관, 명판관을 기다리는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북에서 발굴한 이 독특한 우화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고전 소설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대표적인 우화 소설의 하나인 <서씨전>을 함께 실었다.
옥포동 명판관 두꺼비
영허 대사 짐승들 말을 알아듣는구려
노루 어머님 생일잔치가 벌어졌구려
내 소시적 벗 손오공의 후손이로구나
내가 사슴 너희 까마득한 조상의 은인이니라
용궁의 토끼를 살려 낸 것이 이몸이라오
여우 네까짓 놈이!
구렁이를 물리치고 두껍 공으로 등극
수달도 오고 모두 함께 잔치를 즐기세
산중 제왕을 두고 벌인 두 짐승의 죄
두껍 공이 지난 역사를 가사로 읆는구나
소란을 피운 쥐들을 잡아들이라
이번엔 뇌물 공여죄요!
네 첩을 저 담비에게 주어라
사람과 범이 송사하러 왔구려
나아감이 날랜 자가 물러감도 빠른 법
두껍 공, 영허 대사와 논쟁하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거라
서씨전
구궁골 쥐 착한 쥐라 뭇 짐승이 칭찬하네
벼슬 얻고 재물 얻으니 서씨 집안 빛난다
노랫소리 드높은 잔칫날
도둑질 끝에 동냥질하는 다람골 쥐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죄 없는 자 송사를 두려워하랴
백성의 다툼은 임금의 덕이 모자란 까닭이온즉
다람골 쥐 뉘우치고 거듭났다네
원문
옥포동 명판관 두꺼비
서씨전
두 소설에 관하여 - 리창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