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선생의 교실 혁명 시리즈가 완간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남한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교육 성과'라 일컬어지는 이호철 선생님의 교실혁명 시리즈가 드디어 완간 되었습니다. 첫 책이 나오고 꼭 10년 만의 일입니다.
1994 년에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교실혁명 2), 《살아 있는 글쓰기》(교실혁명 3),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교실혁명 4)가 나오고, 꼭 10년 만인 지금, 2004년 5월에 《살아 있는 교실》(교실혁명 1)이 나왔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호철 선생님이 30년 가까이 경상 북도에 있는 농촌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어 낸 놀라운 실천 기록입니다.
지 금까지 나왔던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살아 있는 글쓰기》,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는 어떤 한 분야의 자세한 기록으로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번에 나온 《살아 있는 교실》은 이호철 선생님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년 열두 달, 모든 활동들을 총망라해서 기록한 ‘학급 운영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호철 선생님이 3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배 교사로서 후배 교사들에게 들려주는 ‘학급 운영 지침서’입니다. 한 해 계획표나 준비물부터, 아이들과 어떻게 마음의 문을 열고, 어떤 활동들을 해 나가는지, 또 어떻게 방학을 보내고, 한해 마무리를 하는지, 크고 작은 실천 사례를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
그 동안 이호철 선생님의 교육 실천 사례들은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여러 방법론을 보여 주어,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 크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미 교육부나 시, 도 교육청이 펴내는 교사용 지침서에도 여러 번 인용되어 우리 초등 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살아 있는 교실》도 입시 교육, 학원 교육, 기존 교과서의 틀을 넘어서서, 진정으로 아이들의 참삶을 가꾸는 ‘살아 있는 교육’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이나 학부모들, 교육 행정 일꾼들도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이호철 선생이 낸 책들은 우리 나라 초등 교육 역사에 기념비적인 저서라고 나는 믿는다. 나만 그렇게 믿고 있는 게 아니다. '해방 이후 남한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교육 성과' 라는 것이 초등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반에 글 잘 쓰는 아이가 서너 명, 그림 잘 그리는 아이가 서너 명, 노래 잘 부르는 아이도 서너 명쯤 있는 것은 그럼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 반 아이들 모두가 한결같이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고, 노래도 잘 한다면? 그런데 아이들을 그렇게 지도한 선생님의 글 솜씨나 그림 솜씨나 노래 솜씨가 여느 교사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바로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이호철 선생의 반에서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 윤구병
<책 가운데에서>
― 3장 더불어 살아가는 삶 : '아이들과 마음의 문을 열고' 에서
∙생일 축하해 주기 : 내가 생일을 맞은 아이를 업고 교실을 돌 동안 아이들은 업힌 아이를 간질이기도 하고 엉덩이를 한두 번 가볍게 툭 치기도 하면서 갖가지 장난을 친다. 이 때 색종이 가루를 뿌려서 분위기를 살린다. 나는 업은 아이와 다정하게 몇 마디 나눈다. 한 바퀴 업어 주고는 이마나 볼에다 살짝 뽀뽀를 해 준다. 그리고 꼭 안아 준다. 다음은 아이들이 우르르 나와서 헹가래를 세 번 쳐 주면서 “야아!” 소리를 지른다.
∙손, 발, 몸 씻어 주기 : 아이들의 손이나 발, 몸을 씻어 주면 참 좋다. 저학년은 하루 한두 명 마음으로 정해 놓고 손이나 발을 깨끗하게 씻어 준다. 물론 이 때 다정한 이야기도 나눈다. 아주 무더운 여름에는 가끔 남자 아이들의 웃옷을 훌렁 벗기고 등목을 시켜 준다. 부끄럼 타지 않게 우스갯소리도 해 가며, 간질이기도 하고 아프지 않게 등도 철썩철썩 쳐 가면서 때도 쓱쓱 밀어 준다. 이렇게 아이들을 씻어 주다 보면 ‘이런 내 아들딸 같은 아이들을 어떻게 함부로 대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4장 살아 있는 글쓰기 교육 : '과학 교육의 기초, 관찰 기록' 에서
나는 해마다 관찰 기록 지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더라도, 눈에 보이는 자연과 사물의 모습이나 현상도 제대로 볼 줄 모르면서 어떻게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낼 수 있을까.(…)
어 느 정도 관찰 능력이 붙기 시작하는 4월 중 하순부터는 씨를 뿌려 계속 관찰을 하도록 했다. 시골 분교에 있을 때는 아이들과 같이 빈 밭을 파 일구고 상추, 쑥갓, 강낭콩, 가지, 오이, 호박 같은 것들을 가꾸어 가면서 관찰하도록 했다.(…) 계속 관찰할 때는 일기처럼 기록하되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은 그림도 그리도록 했다. 이 때는 글 속에 관찰할 때의 놀라움이나 느낌이 들어가도 좋다.
― 5장 살아 있는 미술 교육 : '재미있는 조형 놀이' 에서
다른 교육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미술 교육에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비판 능력과 미에 대한 감수성은 정형화된 틀에서가 아니라 자유로움 속에서 길러진다. 도시의 정형화된 구조물들, 입시 위주의 교육, 그리고 수박 겉핥기식의 미술 교육 환경에서는 얻을 수가 없다. 자유로움이 있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자연이다.
자연에서 하는 미술 활동 가운데 아이들이 무엇보다 재미있어 하는 것이 조형놀이다.(…) 나는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와 함께 이 조형놀이도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지도해 왔다. 내가 주로 해 왔던 조형 놀이 재료는 흙, 돌, 나무, 풀, 열매 같은 자연물이다. 시골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에서도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자연물 구하는 건 쉽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 질 수 있으며 정서 순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어 좋다.
― 8장 신나는 공부 : '길거리 전시회' 에서
우 리 반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시도 썼는데 그것을 우리끼리만 전시해서 감상하고 그냥 덮어두기가 무척 아까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아이들의 작품들을 마을에 돌아다니며 전시를 해서 마을 사람들이 보도록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아이들도 좋다고 했다.(…) 시골 마을에 전시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감상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가 좋다. 내 손자 손녀들의 작품이니까 무엇보다 흐뭇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도 부모들이나 마을 어른들께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어 보람 있게 생각한다.
"우리 시대 선생님 이호철"
지 금 우리는 진정으로 존경하는 스승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금도 아이들이 꼭 기억하는 스승이 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이호철 선생님의 《살아 있는 교실》을 내며 이호철 선생님의 교육 철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입시 교육, 학원 교육이나, 기존 교과서의 틀을 넘어서서, 진정으로 아이들의 참삶을 가꾸려는 이호철 선생님. 아이들에게 참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고, 베끼는 숙제 대신에 재미있는 숙제를 내 주는 선생님. 교육자이자 따뜻한 어른으로서 꼼꼼하게 일년 열두 달 계획을 잡아 놓고 그대로 실천하는 선생님입니다.
머리말 | '살아있는 교실' 만들기
1장. 살아 있는 교실 계획
교사의 마음가짐
계획과 준비, 그리고 첫 날
2장. 참삶을 가꾸기 위한 학급 활동
모둠 만들기
참, 사랑, 땀이 열리는 나무
스스로 정하는 규칙
3장. 더불어 살아가는 삶
아이들과 마음의 문을 열고
바른 삶을 몸에 익히기
주장 발표와 집중 토론
4장. 살아있는 글쓰기 교육
살아 있는 글쓰기
생각 주머니
이야기 쪽지
아이들 싸움을 글쓰기로 풀기
살아있는 일기 쓰기
과학 교육의 기초, 관찰기록
5장. 살아 있는 미술 교육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재미있는 조형놀이
공동 작품 만들기
6장. 산과 들에서 즐거운 공부
모든 감각열기
자연속에서 뛰어놀기
산골짜기 탐험
자연관찰
7장. 몸을 움직여 일하기
흙에서 일하기
집이나 교실에서 일하기
8장. 신나는 공부
음악 감상하고 노래 부르기
아름다운 시 맛보기
이야기 들려주기
즐거운 책읽기
연극으로 배우는 삶
재미있는 숙제
늘 푸른 교실 만들기
길거리 전시회
몸으로 하는 신나는 놀이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
9장. 즐거운 방학
방학계획
방학숙제
10장. 문집과 산문
학급문집
마을신문
11장. 한 해 마무리
학급 마무리 잔치
자기 역사 기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