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홍 시집

58년 개띠

무선 | 131×210 mm | 180 쪽 | ISBN 9788984281707

서정홍이 노동자로 살면서 쓴 시를 모은 시집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쓰는 진실한 우리 말로만 쓴 시들입니다. 모두가 가난하면서도 모두가 넉넉한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어른

책따세 추천도서(2003)

펴낸날 2003-05-20 | 2판 | 글 서정홍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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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이 쓴 건강한 시, 일하는 사람의 건강한 글쓰기

58년 개띠 오월 오일에 태어나 ‘어느 누구한테서도/노동의 대가 훔친 일 없고/바가지씌워 배부르게 살지 않은’(‘58년 개띠’에서) 노동자 시인 서정홍의 시집 《58년 개띠》가 나왔습니다.

1995 년 <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에서 처음 출판을 했으나, <작은책>의 사정이 어려워져서 절판했던 것을 보리출판사가 다시 펴냈습니다. 서점에 책이 나가지 않는 동안에도 《58년 개띠》를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전국국어교사모임이나 노동자 글쓰기 모임 같은 곳에서도 이 시집을 같이 읽고 싶다는 요구가 끊이질 않아 다시 펴내게 됐습니다. 고침판에는 1995년에 냈던 초판에서 11편을 빼고, 새롭게 쓴 시 21편을 더해 전부 77편의 시를 실었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쉬운 입말로 풀어 쓴 시에서는 가난하고 고달픈 삶이지만 이를 떳떳하고 당당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놀고도 배불리 먹고 떵떵거리며 사는 기와집 덕만이 아버지’(‘목욕탕에서 1’에서)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자지가 하나 달린 것은 똑같다며 큰소리칩니다.

초판이 나온 지 벌써 십 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건강하게 그려진 시는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1부 ‘못난이 철학’2부 ‘58년 개띠’에 는 현장 노동자의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공고 실습생 찬이 녀석/다 해진 장갑 속에 내비친/기름 묻은 손가락을 보고’(‘차이 2’에서) 가슴 아파하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시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연작시 ‘우리말 사랑’에서는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시인에게’에서는 이해하기 쉽고 삶을 이야기하는 시를 쓰고자 하는 시인의 뜻이 잘 담겨 있습니다.
3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서는 껍데기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가난하고 힘들지만 욕심 없이, 거짓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4부 ‘아내에게’에는 아내의 일상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행복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되새기게 하는 시들을 담은 5부 ‘아들에게’또 한 오랫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곳입니다. ‘돈으로 행복을 사고 파는 세상에/남들만큼 행복을 사 주지 못한’(‘아들에게 1’에서) 아버지이지만, ‘아들아/동전 주고 버스 타지 말아라. 차표 팔아/남는 이익금으로/살아가는 사람들/어떻게 사는지/생각해 보아라.’(‘아들에게 3’에서)며 돈보다 훨씬 소중한 가르침을 전해 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특히, 아들과 아내에게 남기는 두 편의 유언 시는 애틋하고 경건합니다.

‘평등과 자유가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면서, ‘아무도 가난하지 않고 아무도 부유하지 않고, 모두가 가난하면서도 모두가 부유한 세상’을 바라면서, ‘자연과 사람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나누고 섬기며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이 시집에 담겨 있습니다. 두 아들 영교, 인교와 소통하는 이야기, 노동자의 아내로 힘겹게 생활한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잘 담겨 있는 시집입니다.

현장 사람들에게도, 현장 노동자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그들과 더불어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도 작은 희망을 안겨 주는 시집일 것입니다.

“나 는 시를 쓰면서 돈보다 더 귀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사람이 스스로 가난하게 살려는 마음이 없으면 남을 헐뜯고 속이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고, 시를 쓰면서 ‘사람의 길’을 보게 되었습니다.”- 머리말에서


시인 서정홍은 누구보다 ‘사람 귀한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것을 삶의 철학으로 삼고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어한다. 또한 그이는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가난한 노동자로 살아 온 덕분에 ‘이웃과 땀흘려 일’하면서 ‘나누어’ 사는 법을 익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참시인’이다.
나는 그이가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자라는 사실을 떳떳이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삶 속에서 건져 올린 ‘못난이 철학’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의 시 군데군데서 발견되는 고통이나 아픔조차도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추천하는 말(배창환, 교사·시인)
글쓴이의 말 -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서정홍

제1부 못난이 철학
나도 도둑놈
못난이 철학 1
못난이 철학 2
못난이 철학 3
못난이 철학 4
목욕탕에서 1
목욕탕에서 2
시인에게 1
시인에게 2
우리말 사랑 1
(이하생략)

제2부 58년 개띠
58년 개띠
작업복 팬티
새벽 출근길에
특근하는 날
담배, 다시 피우는 까닭
망가진 기계
갈 곳이 없다더니
세상 이야기 10 - 막노동꾼 박씨
차이 1
차이 2
(이하생략)

제3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가음정 시장에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그 때 그 집
소문
책방에서
반성
마무리
텔레비전은 무사하다
비디오를 보면서
개들이 짖고 있다
(이하생략)
제4부 아내에게

맞선 보던 날
맞선을 보고, 그 뒤
장가 가던 날
재형 저축
아내의 손 1
아내의 손 2
아내의 손 3
한여름 밤에
혼인 10주년
아내 덕이다
(이하생략)

제5부 아들에게
편지 한 장
어머니
우리 고향은
이사 가던 날
다음 해에는
내가 사는 곳
아들에게 1
아들에게 2
아들에게 3
아들에게 4
(이하생략)

추천하는 말 - 진실한 삶에서 물처럼 흘러나온 시 / 배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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