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교육 32

성래운의 교육 걱정

무선 | 153*225 mm | 236 쪽 | ISBN 9788984288614

아이들을 똑같은 모양으로 찍어내는 점수 공장 같은 학교, 자기 잇속 차리려고 아이들 몫을 빼앗는 어른들.
1970년대 교육 현장 아래 아이들은 죽어 갔다.
2014년 오늘의 교육 현장 역시 아이들이 죽어 가고 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지금, 평생 교육 민주화와 교육 개혁을 위해 애쓴 이 시대 스승 성래운이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참교육의 뜻을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사람답게 자라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기 위해 교사와 학교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줄 것이다.

어른, 선생님

펴낸날 2014-11-17 | 1판 | 글 성래운 |

12,000원

10,8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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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교육이 걱정거리인 이 시대에
참스승 성래운이 던지는 뼈아픈 일침

 

 

❙ 오늘날 성래운 선생을 다시 읽는다는 것
교사들은 아이들끼리 경쟁 시켜 줄 세우기를 가르치고, 뒤처지는 아이들은 가르치는 것조차 포기한다. 아이들은 더 이상 선생님을 존중하지도, 학교를 믿지도 않는다. 학교는 오로지 대학 입학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치고, 교육 당국은 역사적 진실과 제대로 된 사회 현실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 정치적 중립이라며 학교마다 지침을 내린다. 이는 1970년대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모습은 지독하리만큼 오늘날 교육 현장과 닮아 있다. 40여 년 전 이 사회의 걱정거리였던 교육이 여전히 걱정거리로 남아 있는 것이다. 《성래운의 교육 걱정》은 아이들과 교사가 교육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한 가지 잣대로 아이들 삶의 방향이 판가름 나 버리는 교육 현실을 개탄하는 글쓴이의 목소리가 힘 있게 전해 온다. 아이마다 걸맞은 것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사람답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참교육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글쓴이의 교육 철학은 아이들이 죽어 가는 데도 마치 그 길만이 살 길인 냥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 같은 오늘날 교육 현장에 경종을 울린다.

“교육 현실이 나날이 뒷걸음치고 있어서 교육 현장은 아이들을 살리는 쪽이 아니라 죽이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도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몰아넣는 데에만 급급한 이 교육 학살을 더는 두고 볼 수 없겠다 싶어 그사이 몇 해에 걸쳐 〈개똥이네 놀이터〉의 자매지인 〈개똥이네 집〉에 이오덕 선생의 교육 사상과 성래운 선생의 교육 사상을 나란히 연재해 왔다. 성래운 선생의 글은 그 글을 쓸 때보다 오늘의 교육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더 절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의 학부모와 교사들 가슴에 더 큰 울림을 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추천하는 글’에서, 윤구병)


❙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눈으로 교육을 보다 

저는 남이 못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제가 선생님 눈에 들 테니까요. 선생님은 날마다, 시간마다 경쟁을 시키면서 가르치는걸요. 제 마음씨는 나빠져도 경쟁에서는 이기고 말 거예요. -본문 23쪽

내 눈에 교과서와 공책만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가는 이 세상을 안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교과서와 공책으로만 살 수 있을 테니까.
내 눈엔 세상살이 모두 보이는데도, 선생님은 글쎄, 자꾸만 교과서와 공책만 보고 살라시는 통에 속상해 못 견디겠어. -본문 138쪽

선생님, 논다고 걱정만 마시고 잘 노는 법을 더 많이 가르쳐 주세요. 제 몸과 제 마음과 제 머리를 좋게 하면서도, 한마디로 사람답게 자라면서도 선생님한테 학생답다는 칭찬까지 들을 수 있게 말입니다. -본문 167쪽

《성래운의 교육 걱정》에서는 갖가지 다른 모습을 한 아이들이 나온다. 한 아이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남이 못하기를 바란다. 반장 아이는 반 아이들이 규칙을 어기는지 시시때때 감시하지만, 특정한 아이는 봐주곤 한다. 억지로 가르치려 할 때는 손도 대지 않다가 스스로 피아노를 익히며 재미를 붙이게 된 아이도 있다. 이처럼 글쓴이는 교육받는 아이의 입장에서 무엇을 배우고 깨닫는지를 아이의 입말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평생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 온 글쓴이의 경험과 깨달음을 글 속에 그대로 녹인 것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눈으로 교육 현장을 담아낸 성래운식 글쓰기는 우리 교육의 실상을 쉽고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와 더불어 교육의 주체는 학교나 제도가 아니라 아이들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 자기 잇속 채우려고 교육에 족쇄를 채우는 어른들한테 쓴소리하다

한마디로 선생은 학생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한테는 교권이 주어진 것이다. 학생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도 교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교권의 오용 또는 남용이다. -본문 98쪽

교육행정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더 잘 교육하게끔 뒷받침할 때 정당한 것입니다. 그런 지시는 학생의 교육을 도리어 방해하는 것이 됩니다. 교육행정이 학교에 지시를 내릴 수는 있지만 그것이 교육 효과를 줄이게 하는 경우는 그 지시가 저절로 무효가 되는 것입니다. -본문 111쪽

진실을 가르치지 않으면 그것은 교육이 아닌 것이다. 그것은 학생들한테 해를 끼칠 따름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해서 교육 당국의 지시를 내 책임 아래 어겼고, 교사로 하여금 제 나라 정치의 진실을 가르치게 했던 것이다. 학생의 알 권리를 충족해 주는 일은,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교사의 기본권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본문 124쪽

1975년 5월 박정희 유신 정권의 긴급조치 9호 선포 뒤 전국의 고등학교, 대학은 군사교육 체제를 갖추게 된다. 유신 통치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교사와 교수들은 학교에서 내쫓겼으며 반대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은 그들이 있는 곳이 거리든, 집이든, 학교든 잡혀서 끌려갔다. 초중등학교에는 반마다 박정희의 사진과 함께 ‘국민교육헌장’이 내걸렸으며, 아이들은 시험 문제로 출제되는 이 헌장을 외워야 했다. 이러한 시대의 교육 현장은 주권을 빼앗긴 식민지와도 같았다.
이렇게 참담한 시대에 저자 성래운은 《성래운의 교육 걱정》에 담긴 글들을 써서 펴내며 아이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교육이 자행되는 현실을 향해 쓴소리한다. 아이들이 배움의 주인이 되기는커녕, 학교나 제도의 필요에 따라 삶과 동떨어진 것들을 똑같이 배우고, 노동을 착취당하며, 왜곡된 역사와 사회적 가치를 배우고 있다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잘못 저지른 과거 일들을 감추기 위해 역사 교과서의 내용을 고치거나 마치 옳은 일을 한 것처럼 미화하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없던 일로 하는 요즘, 어떤 부당한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곧고 뚜렷한 목소리로 아이들을 교육을 당신네 잇속 차리는 데 이용하지 말라고 꾸짖는 큰 스승이 필요하다.

 

❙ 성래운이 말하는 ‘참교육에 이르는 길’
교육자의 양심에 따라 침묵하지 않고 교육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교사운동의 이념과 방향이 된 ‘참교육’을 맨 처음 내놓은 이는 이 책의 저자 성래운이다. 그는 “물질보다 사람을 존중하고, 진실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을 위하여 학교가 민주화되고 인간화되어야 한다”고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며 이 땅에 참교육이 뿌리내릴 수 있게 했다. 참교육은 《성래운의 교육 걱정》을 꿰뚫는 주제이자 오늘날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참교육’을 하는 교육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교사는 아이들마다 가진 특성을 잘 살피며, 보다 삶과 맞닿아 있는 것들이 몸에 익도록 마음씨와 됨됨이를 가르친다. 또한 세상의 진실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을 길러 주어,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와 교육 행정, 정부는 교육의 주체인 아이와 교사와 학부모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아이들 교육이 아닌 다른 까닭으로 몇몇의 입맛에 맞게 교육 방침을 바꾸고, 아이들과 교사를 함부로 휘두르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그 아이들이 이끌 우리 나라의 미래까지 망치는 길이다.
2014년의 끝자락, 40여 년 전 교육의 민주화와 교육 개혁을 부르짖으며 목숨 걸고 써 내려간 한 스승의 글을 다시 묶어 내는 데에는 그때 그 시절로 역행하고 있는 우리 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큰 몫을 차지한다. 아이들의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어른들 앞에서 이 시대의 스승 성래운의 참교육을 되새기며, 이 시대를 겨우 살아 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치열하게 따져야 할 때이다.


글쓴이 소개 - 성래운

성래운은 1926년 충남 공주시 신풍면 산정리에서 태어났다. 1939년에 경성사범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가 1945년 8월 15일 우리 나라가 해방될 때까지 우리 말로 된 우리 역사와 문학에 대한 책들을 찾아 읽으며 민족 현실에 눈을 떴다. 1946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2학년에 편입해서 공부를 마쳤다.
1960년부터 9월부터 1961년 4월까지 4·19 혁명으로 출범한 제2공화국 정부 문교부 수석 장학관으로 일하며 교육행정의 민주화를 앞당겼다.
1963년부터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일했다. 1974년 가을 서남동 교수와 함께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된 교수와 학생들의 석방을 위한 ‘교수기도회’를 열었으며, 이 사건과 그동안의 비판적 발언, 기고 활동으로 말미암아 해직되었다. 1977년부터는 해직교수협의회 회장 및 한국인권운동협의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1978년 전남대 교수 열한 명의 ‘우리의 교육지표’ 성명서를 발표한 일로 말미암아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광주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1979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었다. 1980년 연세대학교 교수로 복직되었다가 1980년 5·17 쿠데타 이후 다시 해직되었으며 1984년 연세대학교 교수로 두 번째 복직되었다.
1986년에는 민족교육실천협의회 공동대표가 되었으며, 1989년 광주대학교 제3대 학장을 지냈다. 1989년 12월 25일 별세했다. 2013년 4월 29일 ‘우리의 교육지표’ 사건과 관련하여 3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으며, 교육 민주화를 위해 몸 바친 역사를 다시금 살아나게 했다.
쓴 책으로 《새교육개론》(홍지사, 1950년) 《숙희에게-미국과 그 학교》(대한교육연합회, 1954년) 《성인후보생의 항변》(대한교육연합회, 1964년) 《한국교육의 증언》(배영사, 1965년) 《선생님께》(배영사, 1976년) 《스승은 없는가》(진문출판사, 1977년) 《제자여 사랑하는 제자여》(도서출판 새벽, 1981년) 《인간회복의 교육》(한길사, 1982년) 《분단시대의 민족교육》(학민사, 1985년) 《사랑을 위한 반역》(실천문학사, 1985년) 들이 있다. 화갑기념 논문집 《민족교육의 반성》(학민사, 1986년)이 발간되어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후학, 동지들로부터 헌정 받았다.


| 차례

추천하는 글 여기, 우리 스승이 있다 | 윤구병 • 4

1장 지금,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눈 흘김 • 11
교과서가 전부는 아니다 • 15
마음씨는 나빠져도 경쟁에서는 이겨야지 • 19
어느 반장의 실토 • 27
공부가 되는 일하기 • 32
바보 • 38
없어져야 할 아홉 가지 시늉 • 45

2장 사람답게 자라나는 교육을 하자면
일등도 꼴찌도 없는 교실 • 51
앞으로는 이런 숙제만 • 68
하나의 그림 • 75
제 얼굴이 더 넓어요 • 84
진짜 학교 • 91
저를 거듭 낳으신 그날 • 100
신성한 교권을 지키며 • 109
교수님이 데모하라고 가르쳤어요? • 119


3장 우리 교육에 깔려 있는 병폐들
선생님 때문에 속상해 못 견디겠어 • 137
⅓×⅓×⅓ • 144
세 가지 ‘지나친 병’ • 148
점수 따기 교육이 낳은 파행성 • 157
빗나가고 있는 교육열 • 161
학생다움과 사람다움 • 164
교육 없는 학력 평가 • 173
우리 선생님들의 성질 • 176
이 어찌 존경받는 교사가 될 수 있으랴 • 188

제4장 우리 겨레가 참교육에 이르려면
가정교육과 어린 자녀의 인권 • 195
취학 전 아이들 교육과 국가 시책 • 200
취학 뒤 국민의 교육과 국가 시책 • 204
중등교육과 십대 학생들의 인권 • 209
교장 선생님에게 • 215
나쁜 아저씨들 • 220
아이들 몫을 가로챈 어른들 • 224
인간적인 사회를 위하여 • 227
원로 교장 선생님에게 • 232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