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발자국

도바리

무선 | 150×222 mm | 236 쪽 | ISBN 978-89-8428-929-1

평화 발자국 17번째 《도바리》는 1980년, 그해 오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 그려 낸 책이다. ‘도바리’는 독재정권의 수배를 피해 도망 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을 이르는 말이다. 주인공 김인권은 1980년 5월 국가 폭력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몸을 숨기고 지내며 떠돈다. 우연히 머물게 된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목격하고 묵인하면서, 폭력을 직접 행하지 않아도 이에 가담하게 되는 것을 깨닫고 절망한다. 만화는 주인공 김인권이 맞이한 오월과, 광주에서 끝까지 남아 저항했던 우광진의 일기장을 교차로 보여 주며 광주항쟁의 진실을 날카롭게 그려 낸다. 책 뒤에 1980년 5월 광주의 열흘을 상세하게 보여 주는 단편 만화를 실어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르는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어른

펴낸날 2016-05-18 | 1 | 만화 탁영호 |

13,000원

11,7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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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그해 오월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
평화 발자국 열일곱 번째 책은 1980년 5월 광주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 노블이다. 주인공 김인권은 독재정권의 수배를 피해 도망 중인 대학생이다. 작은 마을에 숨어 들어 소설가 행세를 하며 지낸다. 그러다 마을에서 가장 약한 사람에게 마을 주민들이 저지르는 폭력을 알게 된다. 폭력을 함께 행하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을 모른 척 묵인하면서 인권은 자신 또한 가해자였음을 느끼며 절망한다. 폭력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하고, 인권은 수배자 신분이 밝혀질까 두려워 또 다른 마을로 도망을 친다.
새롭게 도착한 곳은 전설이 깃들어 있는 ‘돌산’이 바다 가운데 상징처럼 놓여 있는 마을이다. 돌산을 지키는 한 노인의 친절로 인권은 수배의 불안에서 잠시 벗어난다. 그러나 이 마을에서도 힘을 가진 권력자가 마을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며 마음대로 폭력을 휘두른다. 결국 폭력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또다시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인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스스로를 탓하며 괴로워하다 끝내 체포된다.

 

∎ 광주의 한가운데서 진실을 밝히는 목소리

여기는 자유의 종착역이고 저승행 출발역이네. 형, 만약에 우리가 자유와 민주에 대한 확신으로 이 항쟁을 시작했다는 게 알려지면 자유와 민주의 출발역이 될 수도 있겠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살아 있는 사람들이 남은 역사를 제대로 써 내려갈 수 있잖아. 정말 우리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여기는 일천구백팔십 년 오 월 이십오 일 역사의 시간이 멈춰진 광주.

_우광진의 일기 가운데

 

만화는 주인공 인권의 봄날과 함께 광주민중항쟁의 한가운데서 끝까지 남아 도청을 지키던 후배 우광진의 일기를 교차로 보여 준다.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중심부에서 진실을 기록한 광진이의 일기는 인권에게 건네지고, 인권이 일기를 읽을 때 독자들도 80년 오월 광주의 모습을 함께 알게 된다. 폭력이 벌어지는 현장의 모습, 시민들의 항거, 민주주의와 자유, 혁명과 희생에 대한 광진이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광주의 함성과 슬픔이 오롯이 느껴진다.

 

∎ 광주 시민들의 한을 상징하는 ‘돌산의 전설’

‘평화롭던 마을에 악귀가 나타나 조화를 부려 마을이 파괴되고 만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 청년 쇠뚝이는 백두산으로 올라가 영험한 기운을 얻는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장수가 된 쇠뚝이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온몸의 힘을 모두 쏟아 악귀를 물리친 쇠뚝이는 천기를 잃고 쇠약해진다. 자신을 영웅으로 떠받드는 백성들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고 있는데, 자기 자리가 위태로워질까 겁이 난 권력자에게 공격을 받는다. 자신의 몸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쇠뚝이는 스스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죽음을 맞이한다.’

 

《도바리》에는 주인공 인권의 이야기와 광진이의 일기와 함께, ‘돌산의 전설’ 이야기가 액자 구조로 담겨 있다. 마을 노인의 입으로 전해지는 전설은 광주에서 학살된 시민들의 한을 상징한다. 인권이 체포되기 직전 돌산이 살아나 악귀와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36년이 지난 지금도 광주민주화운동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상징화된 그림은 만화를 읽는 독자들에 따라 광주나 용산을, 강정과 밀양을 떠올리게도 한다. 작가 탁영호는 광주를 잊으면 국가 폭력은 언제든 다시 되풀이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진 열흘을 그린 단편 만화 수록
책 뒤편에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 동안 벌어진 광주민주화운동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단편 만화를 함께 실었다. 만화는 광주항쟁을 일지처럼 구성했다. 광주의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광주민주화운동 일지]
5월 17일 24시    전국에 비상계엄 선포
5월 18일 1시 40분   전남대학교와 광주교육대학에 공수부대 투입. 시민과 학생 무차별 진압.
     작전명령 ‘충정 훈련’, 암호명은 ‘화려한 휴가’
        21시   계엄령 선포, 통금 시간 9시
5월 19일 아침   금남로로 시민들이 모여듬
        11시 10분   공수부대가 시민들 포위한 뒤 공격
5월 20일 15시   금남로에 시위 군중이 불어남. 시위대에 시민들 차량 합류
5월 21일 새벽   시외전화, 대중교통 차단
        1시   도청 앞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공수부대가 시민들 향해 일제 사격
        3시   시민군 무장 시작
        20시   시민군과 공수부대 사이 총격전. 공수부대를 몰아냄
5월 22일 아침   시민수습대책위원회와 계엄군간 협상 진행
5월 23일 10시   시민수습위원회와 학생수습위원회 간 무기 반납 문제로 갈등
5월 24일 19시   새로운 항쟁지도부 수립. 방어적이었던 항쟁의 성격이 혁명으로 바뀜
5월 26일 5시 30분   공수부대 탱크 투입. 재야인사와 계엄군 간 마지막 협상 진행
5월 27일 4시   공수부대 도청 함락작전 실행. 1시간 30분만에 상황 종료

 

※ 정부 발표 5·18민중항쟁 당시 사망자 수: 민간인 168명, 군인 23명, 경찰 4명 등 총 195명
   총상, 칼에 의한 자상, 구타, 고문 같은 신체 피해를 입은 부상자는 4,782명
   그 밖에 행방불명자 등을 포함하면 민중항쟁의 희생자는 더 많다.


●  저자 소개
탁영호 | 만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1982년 단편만화 《학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발표하며 만화를 시작했고, 무크지 <만화와 시대>에 단편 《어머니》, <월간 만화광장>에 《칼》, <주간만화>에 《우상의 언덕》 《서울로 간 허수아비》 《사각의 엘리지》, <빅점프>에 《마르스와 조센삐》 《사이버에도 달은 뜨는가》 《리허설》과 같은 단편만화와 영화 패러디 《시네아웃》, <한겨레신문>에 《과학 미리보기》를 연재했다.
장편만화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과 동화 일러스트를 제작했으며,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과 만화실기 이론서 《단편만화를 위한 탁 선생의 강의노트》를 썼다.
2004년 《단편만화를 위한 탁 선생의 강의노트》로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상 ‘특별상’을 받았고, 2014년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그린 《꽃반지》로 부천만화대상 ‘어린이만화상’을 받았다.

 

●  본문 맛보기

 

 

도바리

1980년 5월 광주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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