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을 보면 그 나라와 겨레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 삶과 생각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고전을 읽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첫걸음입니다. 아이들에게 고운 우리말로 읽기 쉽게 쓴 고전을 주기 위해 보리출판사에서 새롭게 ‘보리 어린이 고전’ 시리즈를 펴냅니다.
그 네 번째 이야기 《심청전》은 대표적인 효녀 이야기입니다. 어린 심청은 앞 못 보는 아버지와 눈물겨운 삶을 살면서도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삶을 이끌어 갑니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읽으며 심청이 삶을 대하는 이런 태도를 눈여겨볼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점을 두어 다시 썼습니다.
10세 이상(초등 3학년 이상)
펴낸날 2021-01-04 | | 글 김현례 | 그림 장경혜 |
12,000원
10,8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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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심청이 아니라 모진 삶을 스스로 이겨 낸 여성 이야기
《심청전》은 대표적인 효녀 이야기입니다. 효를 중시하던 옛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까닭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심청전》은 효녀 심청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가는 뜻을 품은 여성 이야기입니다. 옛이야기에서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옛날에는 여성 차별이 심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이름조차 불리지 못하는 때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심청전》에서는 가난한 봉사의 딸에게 번듯한 이름을 붙여 주어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주인공은 미련하리만치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삶을 이끌어 나갑니다. 장 승상 부인의 양녀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나, 제물로 팔려 가면서도 다른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는 모습이 그러합니다. 고달프게 살면서도 주눅 들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는 심청을 보며 아이들은 앞 못 보는 아버지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 어려운 처지에도 자기를 키워 준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시련을 극복하려는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백성들의 바람을 담은 소설
《심청전》은 여러 사람 입을 통해 오래도록 전해져 왔습니다. 효녀 설화와 신에게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설화, 앞을 볼 수 없던 사람이 눈을 떴다는 설화 들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조선 시대 들어와서는 판소리 ‘심청가’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러다가 고전 소설로 쓰여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린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와 눈물겨운 삶을 사는 모습이 당시 평범한 백성들 삶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처지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심청의 태도에 백성들은 깊은 감동을 느꼈을 겁니다. 하지만 힘든 모습만 드러냈다면 이토록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겠지요. 눈물이 나는 대목에서도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마련해 보는 이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용궁이라는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게도 해 주고요. 심청이 새로운 신분으로 거듭나고 아버지가 눈을 뜨는 마무리는 그야말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맛보게 합니다.
❙지금 읽어도 재미있는 고전!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이야기와 노래를 즐겼습니다. 많고 많은 이야기와 노래 가운데 여러 사람들 사랑을 듬뿍 받아 으뜸으로 꼽히는 것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옛사람이 만든 문학 작품의 대표 또는 본보기라고 할 만한 것이지요. 이런 것을 우리는 흔히 고전이라고 합니다. 나라마다 겨레마다 고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을 보면 곧 그 나라와 겨레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지요. 옛사람들 삶과 생각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따라서 고전을 읽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첫걸음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우리 고전을 알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이라 하더라도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이야기입니다. 한편의 소설을 읽듯이 주인공이 이끌어 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주인공이 시련을 겪을 때는 같이 안타까워하고, 위기에서 벗어날 때는 함께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을 놓게 됩니다.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고, 이것이 이야기가 가진 힘입니다. 아이들은 고전을 통해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또한 우리의 뿌리를 알아 가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완벽하게 입말로 되살려 쓴 우리 고전
서정오 선생님은 사십 년 넘게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우리 끝말을 살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입말로 옛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지금은 좋은 옛이야기를 찾아내고 우리 말법에 맞게 다시 쓰는 일을 함께할 옛이야기 작가를 키우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고전은 대개 글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우리 고전에는 어려운 말이나 한문투 말이 많아서 오늘날 어린이들이 읽기에 쉽지가 않습니다. 이것을 알맞게 다듬고 매만져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런 일은 중요하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이 고전 다시 쓰기에 ‘옛이야기 공부 모임’에서 서정오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작가들이 나섰습니다.
작가들은 먼저 각각의 고전을, 그 바탕이 되는 원본부터 꼼꼼히 살펴서 기둥본을 정하고 얼개를 짰습니다. 그런 다음에 쉬운 입말로 다듬어 썼습니다. 마치 재미난 옛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도록, 감칠맛 나는 말맛을 살려 쓰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큰 줄거리와 이야기 안에 담긴 생각은 충분히 살리면서도, 곁가지를 보태거나 빼거나 바꾸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려고 애썼습니다. 앙상한 이야기에는 살을 붙이고, 어수선한 곳은 조금 추려 내기도 했습니다. 고전은 전해지는 과정에서 조금씩 모양이 달라지며 여러 다른 본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런 것까지 생각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입말을 되살려 쓴 고전을 읽다 보면, 마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말맛이 살아 있어 글이 술술 읽힙니다. 또한 문장이 담백하면서도 구성지게 쓰여 지루할 틈 없이 재미나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게다가 쉽고 깨끗한 우리 말 표현이 잘 살아 있어 우리말 교과서로써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환상적인 모습을 살려 그린 그림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어느 《심청전》 에서도 볼 수 없었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보는 사람이 웃음 짓게 만드는 발랄한 그림을 그려 온 장경혜 화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색다른 기법을 보여 주었습니다. 판화 기법으로 인물을 채색하면서 다른 세밀한 부분들은 생략하여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물을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거나, 배경을 환상적으로 표현해 그림이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들기 전 모습에서는 간략하게 표현했는데도, 몰아치는 파도와 그 위에 우뚝 선 심청의 비장미가 그 어느 장면에서보다 돋보입니다. 이런 장면 장면들이 이야기와 어우러져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더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김현례 글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만들며 살았습니다. 2016년 창작동화 ‘께끼 도깨비’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었습니다. 옛이야기를 이어 가는 일에도 한몫하려 여기저기에서 모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서정오 선생님과 함께 ‘옛이야기 쓰기 교실’에서 옛이야기를 공부했습니다. 입말로 전해 온 옛이야기를 글로 다듬어 다시 쓰고, 고쳐 쓰고, 새로 써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옛이야기 공부 모임’을 이어 나가며 《꿀단지 복단지 옛이야기》, 《꾀보바보 옛이야기》, 《무서운 옛이야기》를 함께 썼습니다
장경혜 그림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게 느껴져서 화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진짜 재밌는 그림을 많이 많이 그리려 합니다. 지금까지 《욕 시험》, 《둥근 해가 떴습니다》, 《거북 선생님자연과학교실 1, 2》, 《앉을 자리》, 《무서운 옛이야기》, 《코를 잃어버린 아이, 또이》 같은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보리 어린이 고전
고전에는 그 나라와 겨레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옛사람들 삶과 생각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고전을 읽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첫걸음입니다.
◎ 이어서 나옵니다 (2021년 3월 완간 예정)
옹고집전 박선주 글 | 김종도 그림
장끼전 김종현 글 | 윤보원 그림
전우치전 송아주 글 | 강우근 그림
허생전 최수례 글 | 정지윤 그림
춘향전 신현수 글 | 서선미 그림
들어가는 말 … 4
머리말 … 6
둥기둥기 내 딸이야 … 11
심청이라 지어 주오 … 18
동냥젖을 먹고 자라 … 26
공양미 삼백 석 … 36
열다섯 어린 나이에 … 45
아버지를 홀로 남겨 두고 … 52
인당수 제물이 되어 … 63
아름다운 용궁에서 … 70
연꽃으로 다시 피어나니 … 78
뺑덕어멈이 살림을 말아먹었구나 … 84
한양 길 더듬더듬 가는구나 … 91
온 세상이 잔치로구나 … 102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