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발자국 시리즈 27번째 책 《탈북자》가 출간됐다. 다큐멘터리 감독 조천현이 1997년부터 스무 해 동안 탈북자들을 만나며 끈질기게 취재한 기록과 실상을 담은 글이다. 탈북자는 세 갈래로 서로 다른 입장이 있다. 북조선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 중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이들, 한국행을 바라는 이들. 이 책은 탈북자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탈북자 문제를 둘러싼 국내외 여러 이슈와 탈북의 메커니즘을 짚었다.
《탈북자》는 탈북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설문조사 결과 및 분석과 함께, 탈북자에 대한 많은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을 탈북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어른
펴낸날 2021-01-25 | | 글 조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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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부터 스무 해 넘게 탈북자를 만나 온 다큐멘터리 피디 조천현의 생생한 취재 기록
통일부에서 발표한 《2020 통일백서》에 따르면 국내 거주하는 탈북자 수는 33,523명이다. 지금은 ‘북한이탈주민’으로 불리는 탈북자는 해마다 꾸준히 한국으로 들어온다.
조천현은 20년 동안, 탈북자를 비롯해 탈북자를 돕는 조선족, 탈북지원 NGO 및 선교단체, 탈북 이후 한국행을 알선하는 브로커, 탈북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사고파는 국내외 관계자들, 언론사 등 탈북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왔다. 그 기록들이 취재 수첩에, 그가 찍은 영상에 가득하다. 이 기록들은 <월간 말>, <월간 북한> 같은 매체에 기고해 당시 탈북자의 실상과 탈북 문제를 논하는 데 수차례 인용되어 왔다.
《탈북자》는 조천현이 여러 해 동안 수백 명의 탈북자를 만나 남긴 흩어져 있던 기록들을 한데 모아 냈다. 탈북자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에 엄연한 존재인 탈북자를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탈북자의 서로 다른 세 가지 입장!
한국으로 가려는 이들, 중국에 정착하려는 이들, 북조선으로 돌아가려는 이들
우리는 흔히 ‘탈북자는 곧 한국에 들어오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 조천현은 탈북자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최종 정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돈을 벌어 다시 북조선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탈북자, 중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탈북자,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탈북자로 말이다. 1부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에서는 세 가지 유형에 따른 탈북자들의 실상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2003년 6월, 김 씨는 심양 서탑가에서 자기를 성폭행한 사람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는 김 씨를 알아보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가 한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있었다”는 게 김 씨가 기억하는 전부였다.
“내 인생 망가뜨린 놈들 받아 주는 한국에 뭐 하러 가요. 그 더러운 곳에 가서 또 당하느니 차라리 부모님이 있는 고향에 되돌아갈랍니다.”
_‘북조선으로 가고자 하는 탈북자’ 본문 28쪽에서
“사촌 형은 한국 가서 돈벌이하다 공사장에서 몸을 크게 다쳐 불구가 되었지요. 또 다른 사촌 누이는 돈 때문에 위장결혼을 해서 한국 국적을 딴 뒤 연락이 끊겼어요. 한국에 돈 벌러 가서 살기에 바빠 돈 한 푼 부쳐 주지도 못했대요. 그래서 나도 한국에 가면 북조선에 있는 우리 가족과 영영 이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버는 돈이 한국에서 버는 돈에 비해 적겠지만, 그래도 중국에 있으면 그 돈으로 가족들을 살릴 수 있고 보고 싶을 때는 불러낼 수도 있고, 전화나 편지로 안부도 물을 수 있잖아요.”
_‘중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탈북자’ 본문 80~81쪽에서
“중국생활 맛을 보고 한국 바람이 불면 조선에 들어가 살기 싫단 말입니다. 중국에서 북으로 붙잡혀 나가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시 탈북한단 말입니다. 한국에서 집 주고 돈 주는데 누가 한국 가는 것을 망설이겠습니까. 우리가 중국에서 평생 벌어도 만질 수 없는 돈을 한국 가면 쥘 수 있단 말입니다.”
배 씨는 탈북자 인권이고 북조선 민주화고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직 잘살고자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_‘한국행을 바라는 탈북자’ 본문 143쪽에서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미디어에서 탈북자들의 현실이나 북한 상황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탈북 이야기나 북한 이야기는 탈북자 유형의 일부 이야기에 불과하다. 저자 조천현은 탈북자들이 북한을 이탈한 뒤 대부분 중국으로 건너가 체류하면서 북조선으로 돌아갈지, 한국으로 갈지, 중국에 계속 머물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그 기간이 길게는 10년이 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한국에 입국한 시기가 아니라 실제 탈북한 시기를 중심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 《탈북자》에 실린 글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중국으로 나온 탈북자들 이야기다. 현재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시간이 흐르면서 탈북자들 삶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우리가 탈북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입국한 연도와 탈북한 연도를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탈북자들을 이해하는 데 혼선이 없으리라 본다.”
_머리말에서
❚ 탈북자를 둘러싼 탈북의 ‘메커니즘’
2부 ‘탈북자들을 둘러싼 이야기’에서는 한층 더 심화해 탈북의 메커니즘을 이야기한다. 생계형 탈북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탈북하는 탈북자들의 변화된 모습, 탈북자 지원이나 인권을 내세워 중국에 있는 탈북자 현실을 어렵게 만들고, 탈북자 문제를 키우는 반북NGO나 선교 단체, 브로커들의 기획 탈북 등, 탈북자를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꼬집는다.
탈북자 문제는 남과 북이 하나 되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념의 문제로 바라보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북한 경제가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한국이나 국제사회가 개입하면 할수록 오히려 분단을 더 고착화하는 작용을 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그들을 만나 왔지만 한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재단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보고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보여 주는 것뿐이다. 그때 당시 현장의 기록으로 봐 주기를 바란다. 이 책이 탈북자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_머리말에서
❚ 탈북여성 100인 대상 설문조사
《탈북자》저자 조천현은 2001년 8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북한 이탈 이후 중국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질문과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북한 여성들이 탈북하게 되는 여러 요인들을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설문조사 내용으로는 ‘나이’ ‘출신지’ ‘학력’ ‘결혼 상태’ 등 기초 질문부터, ‘최초 탈북 연도’ ‘탈북 횟수’ ‘탈북 동기’ 같은 탈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 ‘중국에서의 직업’ ‘함께 사는 사람’ ‘현재 사는 곳을 마련한 경위’ 등 중국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 질문까지 모두 34가지 설문에 대한 응답 결과를 정리해 수록했다.
말 못 할 일들을 겪었거나 북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을 먹고 있는 탈북자들은 만나기도 쉽지 않고, 만난다 해도 그 속내까지 듣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저자 조천현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많은 탈북자를 만나고, 한 사람을 여러 차례 만나 신뢰를 쌓아 가면서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중국 공안 단속 경험’ ‘북한 송환 경험’ ‘인신매매’나 ‘매춘’ 경험 등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말하는 탈북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실태 조사 인터뷰와 심층 면담 기록, 설문조사표는 저자의 집념과 애정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성과물이다.
❚ 추천하는 말
* 북미 한국학 권위자인 박현옥(캐나다 요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추천사 가운데 일부
- 탈북자들의 실상을 담은 이 책 《탈북자》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그리고 지금까지도 유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탈북 문제’와 ‘북한 인권의 정치학’을 강하게 견제한다. 이 책은 탈북자 문제를 인권이라는 보편적 문제로 위장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기존 이데올로기 논리를 실사구시로 해체시키는 거의 유일무이한 책이다.
- 조천현 피디는 이 책에서 남북경협과 북한 인권의 이분법 논쟁에 가속도를 붙였던 기독교단체와 브로커와의 모종의 관계들도 속 시원하게 밝힌다. 또한 ‘북한 인권’이라는 담론과 정치 이데올로기가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반공주의가 후퇴하며 만든 권력 이데올로기의 공백을 채워 가고 있을 때, 이들에 의해 외면되고 왜곡된 북한 사람들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생각’ 그리고 ‘변화하는 북한 체제와 실상’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탈북자들의 일상을 통해서 말이다.
-《탈북자》가 밀착해서 보여 주고 있는 탈북자의 일상에서 우리는 존재의 밑바닥과 하늘 꼭대기를 본다. 탈북자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음에 안도하고, 동시에 씁쓸한 절망을 공유한다. 마음을 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듯, 감동과 분노로, 또 소소한 일상이 주는 울림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기 힘들다.
❚ 저자 소개
글 | 조천현
1997년부터 조선, 중국 접경 지역(압록·두만 강변)을 다니며 우리 민족에 관한 내용을 주제로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고, 탈북자들을 취재해 왔다. 영상으로 KBS 스페셜 <현지르포, 두만강변 사람들>, SBS 스페셜 <5년의 기록, 압록강 이천 리 사람들>을 연출했고, 사진집 《압록강 건너 사람들》, 사진이야기 책 《압록강 아이들》을 출간했다.
북한 유벌공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압록강 뗏목꾼의 노래>로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실버레미 상을 수상했다.
❚ 본문 미리보기
추천사
《탈북자》는 우리 안에 억눌린 정치적 역사적 무의식과 대면하게 한다 • 박현옥
머리말
1부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
북조선으로 가고자 하는 탈북자
우리는 돈 벌면 조국으로 돌아갈, 이주노동자일 뿐 / 우리를 탈북자라 부르지 말라 /
차라리 전쟁 확 터져 통일돼 버렸으면 / 죽어도 조선에 나가 죽어야지요
중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탈북자
시린 가슴 뚫고 올해도 설이 왔어 / 한국서 북조선 비난하는 탈북자들, 이해 안 돼 /
중국에서 잘사는 게 한국에서 못사는 것보다 낫다 / 돈 벌어서 북조선 개방되면 고향에 가고 싶다
한국행을 바라는 탈북자
‘엔타이’의 구두 닦는 두 청년 / 일자리 안 주면 어떻게 한국 가서 살겠나 /
인권이니 민주화니 모르겠고 그저 한국 가는 게 꿈 / 한국 거쳐 더 잘사는 일본으로 가겠다 /
한국에서 돈 벌어 다시 조선 가면 돼
2부 탈북자를 둘러싼 이야기
탈북의 메커니즘
한국으로 오려는 탈북자들 /
탈북 경로의 유형 및 실태와 현황-생계형 탈북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탈북으로 /
북한인권법이 노리는 탈북 메커니즘의 실상 / 재중 탈북자 실태와 NGO의 문제
탈북자를 울리는 사람들
탈북자들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한기총 산하 기획탈북 NGO /
전대미문의 사기극 예랑선교회의 실체 1-탈북자 선교 장사로 20억 편취 /
[인터뷰]전대미문의 사기극 예랑선교회의 실체 2-예랑선교회 전 행정간사 백홍선 목사의 고백 /
[인터뷰]전대미문의 사기극 예랑선교회의 실체 3-조선족 김영걸 전도사의 양심선언 /
[인터뷰]탈북자 정착지원에 앞장선 보수교단 구영서 목사의 탈북 선교 비판-선교는 직업이고 탈북은 사업이다
돈에 눈먼 탈북 브로커, 그 광기의 인간사냥 / 영상 촬영은 탈북자 보호가 아니라 돈벌이
부록
탈북여성 100인 대상 설문조사 / 탈북여성 100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모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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