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희 곤충기 4권 《곤충과 들꽃》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곤충기의 걸작 정부희 곤충기 4권 《곤충과 들꽃》이 나왔습니다. 《곤충과 들꽃》은 10년 전 출간된 《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을 개정하여 재출간하는 책입니다. 그동안 관찰하고 연구한 내용을 보완하거나 추가하고, 사진 또한 질 높은 사진으로 대부분 교체해서 책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역동적인 생태 현장을 방문하는 느낌이 들도록 곤충과 식물의 생태 사진들도 많이 넣어서 볼거리도 풍성하게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보리 세밀화를 넣어 책에 따뜻함을 더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하나둘 피어나 산들바람에 살랑거리는 들꽃! 우리는 그저 예쁘게 볼 뿐이지만, 꽃이 어떤 마음으로 꽃잎, 꽃꿀, 꽃가루를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식물이 애써 피우는 꽃에는 번식을 위해,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그 나름의 치열한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식물이 잎을 내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이들을 먹이식물로 하는 곤충들도 때맞춰 깨어나 활동합니다.
산과 들로 나가 발아래 펼쳐진 들꽃을 들여다보세요. 식물이 화려하게 차려 놓은 꽃 밥상에는 어김없이 곤충이 있습니다. 식물을 알아야 곤충을 알고, 곤충을 알아야 식물을 알 수 있습니다.
“바늘과 실 같은 식물과 곤충의 관계에서 식물만 알거나 곤충만 아는 건 어쩌면 절름발이 지식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생태 안내자, 곤충 연구 지망생, 대학생과 대학원생, 곤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식물과 곤충의 공진화(밀접한 관계에 있는 두 종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하여 가는 일)를 이해하는 데 번뜩이는 영감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신발만 신고 대문 밖으로 나가면 어김없이 돋아난 풀과 피어 있는 풀꽃들! 지나치지 말고 그 풀들에 의지해 사는 곤충들을 찾다 보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개정판을 내며> 저자의 글 중에서
▪ 생존을 위한 꽃과 곤충의 경이로운 전략을 보여 주는 《곤충과 들꽃》
곤충은 어떻게 멀리 있는 꽃을 알아보고 찾아올까요? 곤충은 노란색, 분홍색, 흰색을 모두 구별할 수 있을까요? 충매화는 곤충을 꾀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까요? 풍매화에도 곤충이 찾아올까요?
《곤충과 들꽃》은 초본 식물인 들꽃 28종과 그 식물에 찾아오는 곤충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본문은 크게 노란색, 분홍색, 흰색 세 가지 꽃 색깔로 갈래를 나누고, 갈래마다 먼저 꽃이 피는 식물 순으로 실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 노란 괭이밥 꽃에 찾아와 꿀을 먹고 그 잎사귀에 알을 낳는 남방부전나비, 분홍빛 앵초 꽃에 찾아와 긴 화관통 속에 숨겨진 꽃꿀을 먹는 빌로오도재니등에, 하얀 천남성 꽃에서 짝짓기하는 넉점각시하늘소 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곤충이 어떤 색깔을 볼 수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허물을 벗는지, 번데기는 어디에 만드는지, 꽃차례마다 어떤 식물이 있고 거기에 어떤 곤충이 찾아오는지, 식물이 자기꽃가루받이를 피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들도 두루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외선을 볼 수 없지만 곤충은 자외선을 매우 잘 봅니다. 그래서 자외선을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 눈에는 복수초 꽃이 완전히 노랗게 보이고, 자외선을 감지하는 벌이나 다른 곤충들 눈에는 꽃잎 바깥쪽은 노랗고 꽃잎 안쪽은 ‘짙고 강렬한 색’으로 보입니다. 곤충 눈에는 ‘자외선 색’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복수초 꽃에서 이 ‘자외선 색’ 부분이 바로 꿀 안내판(honey guide, 유인 색소)입니다. 복수초 꽃은 꿀 안내판을 꽃 한가운데에 그려 놓고 날아오는 곤충에게 꽃이 질 때까지 광고합니다. ‘꽃 한가운데에 암술과 수술로 정성껏 밥상을 차렸으니 들어오세요.’
_p.28 <복수초 꽃과 이른 봄 곤충>에서
▪ 서로 돕는 관계? 각자 살길 찾으며 공생하는 지혜를 보여 주는 《곤충과 들꽃》
사람도 각자 입맛과 취향이 다르듯이 곤충도 저마다 좋아하는 식물이 따로 있습니다. 네발나비가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환삼덩굴을 찾아와 알을 낳는 것은 공진화의 결과입니다. 환삼덩굴은 다른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 물질을 만드는데, 네발나비는 환삼덩굴의 독 물질에 점차 적응해 온 것이지요.
또 신기하게도 곤충은 자기의 주둥이 생김새에 맞는 식물을 찾아갑니다. 주둥이가 긴 나비는 꽃 깊숙한 곳에 있는 꽃꿀을 빨아 먹습니다. 꽃꿀이 깊은 곳에 있으면, 꿀을 먹는 곤충의 주둥이는 오랜 세월 동안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둥이가 긴 곤충의 유전자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식물은 먹히지 않기 위해 독 물질을 만들고, 번식을 도울 곤충을 불러들이려고 꽃을 피웁니다. 곤충은 독 물질에 적응하면서 꽃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진화합니다. 지구상에 식물을 먹는 곤충은 얼마나 될까요? 재밌게도 초식 곤충의 종 수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식물 종 수와 맞먹습니다. 《곤충과 들꽃》에는 곤충과 식물이 서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보이지 않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분홍색 패랭이꽃을 멀리서 발견하고 찾아왔는지 여덟무늬알락나방은 곧장 꽃잎에 내려앉습니다. 신기하게도 꿀 안내판이 그려진 꽃잎 한가운데에 정확히 내려앉습니다. (…) 가느다란 주둥이를 쭉 펴고는 꽃에 이리저리 몇 번 찔렀다 뺐다 합니다. 그러고는 꽃 한가운데에 정확히 찔러 넣습니다. 주둥이가 깊이 들어갈수록 녀석의 머리도 꽃 속으로 따라 들어갑니다. 그만큼 꿀이 깊은 곳에 있나 봅니다.
_p.414 <패랭이꽃과 나비들>에서
▪ 생생한 사진과 세밀화가 어우러진 《곤충과 들꽃》
곤충은 참 작습니다. 《곤충과 들꽃》에서는 저자 정부희가 관찰하고 기록한 생생한 사진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곤충과 들꽃 세계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듯이 자세하게 보여 줍니다. 여기에 보리 세밀화를 넣어서 비슷한 종끼리 톺아볼 수 있게 하였고, 따뜻함까지 더했습니다.
‘필연’과 ‘우연’의 두 축이 교묘하게 끼어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들꽃과 곤충 세계에 한번 빠져 보세요. 곤충의 숨겨진 모습들도 사진과 세밀화로 즐겨 보세요.
_p.331, 332~333 암끝검은표범나비 날개돋이 과정(6컷)
_p.766~777 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먹이식물’
▪ 곤충을 사랑하는 정부희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이 가득한 《곤충과 들꽃》
우리가 무서워하고, 관심 없고, 쓸모없다고 여기는 곤충은 과연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까요? 산과 들과 길가에서 곱게 피어난 꽃은 무턱대고 꺾거나 짓밟아도 될까요? 곤충과 들꽃은 사람들이 어찌 여기건 상관없이 스스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애씁니다. 그런 수많은 생명들이 어우러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정부희 선생님은 늦깎이로 ‘곤충’을 공부하기 시작해 20년 넘게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이들을 연구하고 기록해 오고 있습니다. 《곤충과 들꽃》에도 정부희 선생님의 곤충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시선이 가득합니다. 정부희 선생님은 곤충의 삶을 애정 어린 글로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생생한 사진으로 시각화해서 보여 줍니다. 거기에 보리출판사가 지금까지 개발해 온 따뜻한 세밀화를 더해 미시 세계인 곤충 세계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왔습니다.
<정부희 곤충기>는 10권 기획물로, 앞으로도 계속 나옵니다.
정부희 곤충기1
곤충의 밥상
먹이 그물로 얽힌 곤충의 세계
식물의 꽃과 잎, 버섯, 시체, 똥 같은
‘먹이(食)’와 관련한
곤충 이야기를 담았다.
정부희 곤충기2
곤충의 보금자리
곤충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터
물속, 물낯, 땅, 모래, 흙 같은
‘삶터(住)’와 관련한
곤충 이야기를 담았다.
정부희 곤충기3
곤충의 살아남기
스스로 몸을 지키는 곤충의 능력
보호색, 경고색 같은 ‘옷(衣)’과
독 같은 ‘무기’로 제 몸을 지키는
곤충의 방어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 저자 소개 정부희
저자는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 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새와 버섯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태 공원인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고, 우리나라 딱정벌레목의 대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저자는 ‘버섯살이 곤충’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고,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들을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최근까지 거저리과 곤충과 버섯살이 곤충에 관한 논문을 60편 넘게 발표하면서 연구 활동에 왕성하게 매진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고, 한양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같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우리곤충연구소를 열어 곤충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 등에서 주관하는, 자생 생물 발굴 사업, 생물지 사업, 전국 해안사구 정밀 조사, 각종 환경 평가 등에 참여해 곤충 조사 및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왕성한 연구 작업과 동시에 곤충의 대중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저자는 각종 환경 단체 및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곤충 생태에 관한 강연, 여러 방송에서 곤충을 쉽게 풀어 소개하며 ‘곤충 사랑 풀뿌리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5년 <올해의 이화인 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정부희 곤충기’인 《곤충의 밥상》, 《곤충의 보금자리》, 《곤충의 살아남기》, 《곤충과 들꽃》, 《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 《갈참나무의 죽음과 곤충왕국》이 있고, 《곤충들의 수다》, 《버섯살이 곤충의 사생활》, 《생물학 미리보기》, 《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 〈우리 땅 곤충 관찰기〉(1~4권), 《먹이식물로 찾아보는 곤충도감》,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 곤충교실〉(1~5권), 《정부희 곤충학 강의》 들이 있다. 학술 저서로는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거저리아과)> 1권, 2권, 3권,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개미붙이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버섯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긴썩덩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허리머리대장과, 머리대장과, 무당벌레붙이과, 꽃알벌레과)>가 있다.
저자의 글 4
개정판을 내며 13
1장 노란 꽃 피는 풀과 곤충
복수초 꽃과 이른 봄 곤충 20
-식물의 자기꽃불임성(self–incompatibility) 원리 40
-식물이 자기꽃가루받이를 피하는 전략 41
피나물 꽃과 검정날개알밑빠진벌레 42
-곤충이 보는 색깔과 사람이 보는 색깔은 같을까? 72
서양민들레 꽃과 곤충들 74
-꽃차례 종류와 찾아오는 곤충 96
괭이밥과 남방부전나비 100
돼지풀과 돼지풀잎벌레 128
왕고들빼기와 맵시곱추밤나방 148
원추리와 파잎벌레 170
눈괴불주머니와 북방갈고리큰나방 200
-곤충들의 허물벗기 222
환삼덩굴과 네발나비 224
2장 분홍 꽃 피는 풀과 곤충
앵초 꽃과 빌로오도재니등에 250
얼레지 꽃과 봄 곤충들 278
제비꽃과 암끝검은표범나비 306
며느리밑씻개와 상아잎벌레 340
벌개미취와 잎벌류 372
패랭이꽃과 나비들 398
감자와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424
메꽃과 모시금자라남생이잎벌레 452
닭의장풀과 배노랑긴가슴잎벌레 482
쑥과 쑥잎벌레 512
박하와 박하잎벌레 534
-곤충은 번데기를 어디에 만들까? 556
깨풀과 발리잎벌레 558
물봉선과 홍허리잎벌 576
큰개불알풀과 봄 곤충 602
3장 하얀 꽃 피는 풀과 곤충
천남성과 넉점각시하늘소 622
마름과 일본잎벌레 식구들 650
개모시풀과 큰멋쟁이나비 676
구릿대와 산호랑나비 706
목화와 목화명나방 740
세밀화로 보는 곤충과 먹이식물 760
찾아보기 770
참고 자료 774
저자 소개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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