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내용
90년대 아이들이 쓴 글모음 셋째 권 《주먹만한 내 똥》에는 아래 학년들보다 고민도 더 많아지고 세상 보는 눈도 부쩍 자란 5, 6학년 아이들 글이 실려 있습니다. 보고 느낀 것들을 직감으로 내뱉듯이 써서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한 1, 2학년 아이들 글, 하고 싶은 얘기를 좀더 차근차근 써내려 가는 3, 4학년 아이들에 견주어 5, 6학년 아이들은 이제 자기 생각과 느낌을 깊이 있게 추슬러서 씁니다. 앞서 나온 1, 2학년 아이들 글모음 《아무도 내 이름을 안 불러 줘》와 3, 4학년 아이들 글모음 《아주 기분 좋은 날》과 마찬가지로 한국글쓰기연구회 선생님들이 지난 10년 동안 지도한 아이들 글 가운데 추려 엮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른들의 횡포와 온갖 폭력과 권위에 말없이 견디면서도 때론 자신 있게 자기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더욱 힘겨워진 공부 때문에 하늘을 나는 비둘기를 보고 자기도 훨훨 날고 싶어하는 마음을 조리있게 찬찬히 글로 적어내려 가기도 하지요. '오솔길'이 뭐냐고 묻는 동생에게 오솔이라는 나무가 있는 길이라고 잘못 가르쳐 주고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사춘기에 들어서 몸과 마음의 변화에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살을 빼려고 온갖 방법을 쓰며 애를 쓰기도 하고, 따돌림받는 동무를 보고 마음으로 걱정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세탁일을 하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아이들의 따뜻하고 예민해진 마음들이 환히 드러나 있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즐겁게 읽으면서 무언가 얻어 가질 수 있는 글, ‘나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글들을 정성껏 가려 뽑았습니다.
90년대 어린이들의 삶과 마음의 세계가 환히 보입니다
이 책에는 90년대 아이들의 정직한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면서 어느 순간 어른들이 알 수 없는 곳으로 아이들이 사라져 버렸다고 하지만 이 책에는 지금 어린이들의 삶과 마음의 세계가 환하게 살아 있습니다. 날로 삭막해지는 사람살이에 꼭 그만큼의 무게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공부와 온갖 간섭,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바로 그 자리에서 즐거움을 찾아내 살아갈 기운을 얻는 90년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른도 견디기 힘든 일을 말없이 견디고 이해하면서, 여전히 어른보다 넉넉하고 맑은 눈과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만나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고루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훌륭한 어른보다 또래 아이들을 좋아하고 동무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고 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른이 쓴 어떤 좋은 글보다 또래가 쓴 글을 즐겁게 읽지요.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잘 쓴 글의 모범을 보여 주는 책이 아니라, 자기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재미난 읽을거리가 될 것입니다.
초등 교육 현장에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해 온 한국글쓰기연구회 선생님들의 빛나는 교육 실천의 성과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에 실린 아이들 글은, 초등 교육 현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해 온 한국글쓰기연구회 선생님들이 지난 10년간 거둔 빛나는 교육 실천의 성과입니다.
한 국글쓰기연구회는 어린이들이 쓴 시를 모아 《엄마의 런닝구》(1995년 3월 출간)를 펴냈고, 이어 1, 2학년 아이들이 쓴 글모음 《아무도 내 이름을 안 불러 줘》(1998년 12월 출간)와 3, 4학년 아이들이 쓴 글모음 《아주 기분 좋은 날》(1999년 10월 출간)을 펴냈습니다. 5, 6학년 아이들 글모음 《주먹만한 내 똥》과 함께 이 책들은 또래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가슴도 따뜻하게 적셔 줄 것입니다.
이 글모음들은 전국의 한국글쓰기연구회 선생님들이 낸 문집과 지도한 글 가운데 아이들에게 줄 만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모아 다시 추려 엮었습니다.
1부 선생님 몰래 먹은 건빵 내짝 조미진 공기 산수 시간에 먹은 건빵 발표 비 오는 날의 아침 (이하 생략)
2부 나는 커서 어떻게 될까 집에 가는길 이빨 내 걱정거리 집 정리 우리 엄마 (이하 생략)
3부 6학년 때도 칭찬을 못 듣겠구나 지각 웃음 띈 얼굴로 말할 때 가정 방문 오늘은 기분 좋은 날 미안해 (이하 생략)
4부 잘 먹고 잘 살자 오솔길 고함 지르기 부엌에서 차 안에서 좋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