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수채화로 살아난 여름 들판
수채화로 그린 여름 풍경이 산뜻합니다. 따가운 햇살, 귀를 울리는 매미 소리, 마당에 떨어진 감나무 그림자……. 어린 시절 한 여름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그림으로 살아납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채소밭과 어린 집짐승들의 모습에서 다가오는 여름을 미리 만날 수 있습니다. 일일이 취재하여 되살리느라 그리는 데만 꼬박 삼 년이 걸렸습니다.
《심심해서 그랬어》 줄거리
무더운 여름, 엄마 아빠는 논밭으로 일하러 가고 돌이만 혼자 남아 집을 봅니다. 심심한 돌이가 집짐승들을 풀어 주자 집짐승들은 좋아라 이리저리 흩어집니다. 염소는 호박밭으로, 돼지는 감자밭으로, 닭들은 고추밭으로, 송아지는 오이밭으로. 채소밭은 엉망이 되고 말아요. 돌이는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맙니다. 채소밭과 집짐승, 농촌의 여름이 시원한 수채화에 담겼습니다.
"사람에게 철을 가르치는 것은 사람이 아닙니다. 아무리 슬기로운 사람도 제 힘으로 자식들을 철들게 만들 수 없습니다. 자연이 가장 큰 스승이라는 말은 자연만이 바뀌는 생명의 시간 속에서 사람을 철들게 만들고 철나게 만들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사람은 한 철, 또 한 철 자연과 교섭하는 가운데 밖에서 나는 봄철, 여름철, 가을철, 겨울철을 내면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철이 나고 철이 듭니다. 교육의 큰 목표 중 하나가 아이들을 철들게 하는 것이라면 아이들이 생명의 시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 ― 윤구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