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만화밥’은 보리에서 새롭게 펴내는 새로운 만화 시리즈입니다.
일본 만화와 웹툰이 가득한 요즘, 출판만화에 새로운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사람 냄새 나는 만화에서, 작가의 개성이 가득 담긴 만화까지
다양한 만화를 아울러 담는 새로운 그릇이 되고자 합니다.
만화로 세상 사람들이 교감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소년~어른
펴낸날 2013-04-01 | 1판 | 그림 김금숙 |
13,000원
11,7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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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성의 자전적 이야기
《아버지의 노래》는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김금숙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70년대 이농현상,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1990년 도시 재개발과 같은 한국 현대사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 구순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를 그리고 있다. 구순이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뛰어놀던 시골을 떠나 서울로 오면서 먹고살기 위해 식구들 모두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힘든 상황을 지켜보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구순이는 짜증스럽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식구들 곁을 떠나기로 한다.
십수년 뒤 프랑스에서 만화가로 성장하게 된 구순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장편만화 《아버지의 노래 Le chant de mon pére》로 그려낸다. 이 책은 2012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뒤, 그해 9월 몽펠리에 만화 페스티벌 NMK에 초청받아 ‘문화계 저널리스트들이 뽑은 언론상’을 받았다. 프랑스 독자들의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이 책이 한 여성의 가족사를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들 이야기이지만 세상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도시화 바람에 휩쓸려 떠나온 시골, 구순이 식구들의 힘겨운 생존기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 사이에 9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난 구순이. 소꿉놀이보다 전쟁놀이를 더 좋아하는 머스매보다 더한 골목대장이다. 하지만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뒷동산을 지날 때 이름 모를 무덤이 무섭고, 시골집 뒷간은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아 두렵기만 하다. 이런 구순이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은 식구들이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부터다. 서울에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믿고 시골을 떠나온 구순이네 가족은 서울에서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1970년대 도시화 바람에 휩쓸려 서울로 올라온 구순이는 학교 생활에서부터 막막함을 느낀다. 하나같이 얼굴이 까맣고 꼬질꼬질한 동무들 사이에서 지내다가, 유치원에서 한글을 미리 뗀 도시내기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입학한 구순이가 겪는 낯설음과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촌스러운 이름에서부터 작은 키와 까만 피부색이 같은 반 동무들의 놀림감이 된다.
게다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의지했던 큰삼촌마저 자기 친누나에게 사기를 쳐 살고 있던 집까지 잃는다. 어느 누구한테도 마음 놓고 의지할 수 없는 구순이네 식구들은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척같이 애를 쓴다. 새벽부터 일어나 길거리에서 장사를 시작한 아버지 엄마, 학업을 그만두고 막노동을 하거나 집안일을 전담하게 된 언니 오빠들을 보며 구순이는 식구들 모두가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나이로 식구들에게 아무 도움도 될 수 없다는 막막함과, 식구들이 빠져 있는 늪에서 도망가고 싶다는 괴로움 사이에 고민하다 구순이는 그림의 세계로 도망을 간다.
이 책은 한국 사회와 1980년대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구순이와 구순이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어려움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굴레가 되기도 하는 징글맞은 가족의 속살을 그대로 그려냈다. 구순이네 식구들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되돌아보면 그 시대를 모두 그렇게 살아왔던 우리네 모습이기도 하다.
❚따뜻한 시선으로 1980년대 한국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그림
《아버지의 노래》는 프랑스에서 자리잡은 구순이 집에 나이 든 엄마가 찾아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을 되돌아보는 구순이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1980년대 한국의 사회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한 반에 60~70명이나 되는 학생을 가득 채운 학교, 성적과 대학 입시로 학생들과 학교를 다그치는 사회, 돈이면 뭐든지 되는 물질만능주의 세상, 하루아침에 낡은 것들은 부서지고 새로운 건물로 탈바꿈하던 1980년대 한국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러나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에는 따뜻함이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 고향 풍경을 그린 수묵화에서는 평화로웠던 분위기와 고향 마을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물의 농담으로 강약을 조절하는 수묵으로 채색된 그림 또한 이 만화를 보는 또 다른 묘미다. 수묵 그림은 익살맞은 얼굴 표정과 개구진 동작으로 표현해 낸 캐릭터와 조화를 이루어 등장인물들을 친근하게 보여준다. 힘들고 암울한 작가의 과거 이야기지만 김금숙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명랑한 그림이 추억을 애틋하게 떠올리게 한다.
❚저자 소개
김금숙 Keum Suk Gendry-Kim | 만화
1971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났다.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고등장식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조각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가난한 유학생에게는 조그만 책상 위에 종이와 펜만 있으면 그릴 수 있는 만화 작업이 더 쉬웠다.
프랑스의 한인 신문 <한위클리>와 <프랑스존>에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프랑스에서 한국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쁘티야 Petitya’를 6년 동안 연재했다. 단편 만화로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내 산에 오르기 Gravir ma montagne’, 모든 걸 잃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베로니크 Véronique’, 노인의 일상을 그린 ‘할머니 La vielle’ 들이 있다. 2012년에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장편 만화 《아버지의 노래 Le chant de mon père》를 출간했다. 이 책으로 같은 해 9월 몽펠리에 만화 페스티벌 NMK에 초청받아 ‘문화계 저널리스트들이 뽑은 언론상’을 받았다.
프랑스에 소개된 한국 만화 가운데 이희재의 《간판스타》,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100여권 이상을 번역하기도 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판소리를 신나게 배우며 판소리 공연을 하기도 하고, 어린이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꼬깽이’를 연재하며 어린이 독자와 만나고 있다.
추천하는 글 1
이 책을 다 읽고 나자 문득 떠오른 것은 동그랗고 까만 예쁜 조약돌이다.
파도가 아무리 쳐도 요리조리 굴러다니며 달그락달그락 제 할 소리 다하는 야무진 조약돌!
어릴 적 뒷집 울타리 밖으로 고개를 내민 석류를 몰래 따먹을 때 느꼈던 그 맛도 떠오른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맑고 깨끗한 그 맛!
할 소리 다하는 내용에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그림이 그렇다.
만화가 김금숙은 요즘 만화가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매력을 가졌다.
_이두호 만화가, 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추천하는 글 2
이 책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김금숙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십수 년 뒤 프랑스에서 되돌아보는 어두운 기억에는 무거움이 있지만,
작가가 가진 간결한 그림체로 들려주니 애틋함이 진해진다.
이 만화는 사람이 무엇을 이루어냈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기분이었는지에 대해 담고 있다.
서로 기분을 느끼고 나누는 사이를 ‘친구’라고 한다면, 나는 《아버지의 노래》를
읽으면서 작가와 친구가 되었다. 김금숙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_최호철 만화가, 청강문화산업대학 콘텐츠스쿨 만화창작전공 교수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