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만화를 담는 그릇인 ‘보리 만화밥’ 세 번째 작품은 박소림 만화가의 그래픽 노블이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고생의 감수성과 단짝 친구 사이의 우정과 질투를 세심하게 그려 냈다. 아이엠에프 시절의 시대 분위기와 학교 풍경, 여학생들 사이 벌어지는 교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청소년 성장 만화다. 어떤 청소년 소설보다 더 청소년 소설 같은 작품이다.
청소년, 어른
펴낸날 2016-07-25 | 1 | 만화 박소림 |
13,000원
11,700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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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서랍 속에 넣어 둔
서툴렀던 우리들의 시간
∎ 그래픽 노블로 보는 청소년 성장 만화
1997년, 열일곱 살인 소민이는 같은 반 친구 범희와 함께 일본 비주얼 록그룹 엑스재팬(X-JAPAN)을 동경한다. 쉬는 시간마다 엑스재팬의 영상을 틀어 헤드뱅을 하고, 일본 스타들 관련 상품을 파는 제이숍에 들러 음반과 사진을 산다. 함께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공유하면서 소민이와 범희에게는 다른 친구들은 모르는 둘만의 비밀도 하나둘 생긴다.
엑스재팬은 해체하더라도 단짝 친구 사이는 영원할 거라 믿던 때, 학년이 올라가면서 반이 바뀌고, 다른 친구가 둘 사이에 끼어들면서 둘의 우정에 미묘한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엑스재팬 멤버 히데가 자살하고 소민이와 범희는 49재를 치르기 위해 절을 찾는데, 이곳에서 소민이는 까닭 없이 범희가 미워진다.
그날 뒤부터 소민이는 범희를 멀리하고,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쓰는 범희를 무시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둘 사이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멀어져 버리고 마는데…….
아이돌에 미쳐 있던 감수성, 공부와 대입 시험 스트레스, 갑갑하기만 한 집안 형편 등 청소년들의 고민과 생활이 고스란히 만화 속에 펼쳐진다. 20년이 지난 지금이나 그때나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 누구나 서랍 속에 한 가지씩 묻어 두는 사춘기의 기억들을 되살리다
“그땐 우리가 소중이 아끼던 것이 부서지고 변해 갈지라도 우린 더욱 단단해지고 변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_본문 120쪽
“사진 속에서 나와 범희, 나영이는 즐겁게 웃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굳게 닫힌 서랍은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다.” _본문 199쪽
“리어카에서 엑스재팬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부끄러우면서도 반가워서 행복한 기분마저 들었다. 괴로워서 통째로 묻어 둔 기억들 가운데 몇 개쯤은 나를 위해 꺼내도 괜찮을 것 같았다.”
_본문 218~219쪽
《엑스》는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을 뜻하는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1990년대 청소년들을 일컫는 엑스 세대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어리고 서툴렀던 만큼 오해를 풀지 못하고 엇갈릴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소민이와 범희의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쩌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서투르기만 했던 사춘기 시절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식구보다 학교보다 그 어떤 것보다 친구와의 우정이 가장 소중했고, 또 영원하리라 믿었던 순간을 그려 낸 만화 《엑스》는 만화를 읽는 독자들에게 ‘그땐 그랬지’ 하며 부끄러워서 서랍 속에 넣어 둔 자신의 학창 시절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 투박하면서도 섬세하게 사춘기 감성을 잘 표현해 낸 박소림 작가의 첫 장편만화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주인공들의 감정 표현이 세밀하다. 학교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학생들의 생활 모습은 그 시절을 겪은 이들이라면 ‘그땐 그랬지’ 하며 누구나 맞장구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사각 컷 안 곳곳에 녹아 있는 소품 그림들은 이 만화의 배경이 되는 1997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따라서 이 만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내 이야기처럼 빠져든다. 전체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되면서 만화 《엑스》의 전체 이야기에 디테일함이라는 힘이 실리게 되었다.
‘한 사람이 사춘기를 통화해서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듯, 이 책을 계기로 더욱 성숙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엑스》 이후에 나올 다음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 저자 소개
박소림 | 만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서울에서 오래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와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해서 학교 등굣길에서 만화책을 살 때가 가장 행복했다. 만화를 참 좋아해서 만화를 그리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다른 일을 하며 돌고 돌다가 결국 만화를 그리고 있다. 지금은 부천에서 살고 있지만, 항상 어딘가로 떠나 새로운 곳에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연재했고, 인천 지역 소식지 <남동마당>에 시사만화를 연재했다. <청소년 문학>에 단편 만화 ‘타버린 시간’을 그렸다.
● 추천하는 말
바쁜 일상에 잊고 살았던 지난 학창시절을 마주하게 해 주는 타임머신 같은 책 _30대 독자 김명신
여고시절 내 일기장을 다시 들춰본 느낌이다. 그 시절 아주 특별하다 생각했던 내가 그저 독한 사춘기를 겪은 거였구나 깨닫게 된다. _30대 독자 김아름
군청의 여름, 파이고 아물며 영글어진 우리의 십대를 그리다. 뜨거웠던 것들이 삭아 마침내 찾아온 1997년, 여름 _20대 독자 손자연
주인공 중 한 명은 당신일지도 모른다! 20~30대 여성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본 말들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 만화보다 더 청소년스러운 동시에, 자신의 경험인 듯 공감하게 되는 묘한 책이며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을 만화 _20대 독자 박지영
그때는 다 엉망진창인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진창이 진흙이 되고 땅이 되어 결국 그 위에서 또 살아가게 된다 _대학생 이지예
엑스는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여 연예인-우상으로 얽힌 여학생들의 마음과 고민들을 새콤달콤하게 그려 냈다. 학생들이여, 우리와 똑같은 친구들의 몇 마디 얘기를 들어보지 않겠는가. _고등학교 3학년 김성호
● 본문 맛보기
Ⅰ
1화 열일곱 살의 여름 _7
2화 아이들의 방 _32
3화 열세 살, 사춘기의 시작 _58
Ⅱ
4화 부서진 엑스, 뭉친 우리 _91
5화 엉망진창이 된 엑스 영상회 _121
6화 범희가 미워 _151
Ⅲ
7화 실은 내가 미워 _181
8화 스무살, 각자의 길로 _203
작가의 말
서랍 속에 숨겨 둔 내 사춘기 시절의 기억_230
미리보기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