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인 당신만 ‘천자’라고 으스대지 마라.
이름 없는 밑바닥 인생인 우리들도
모두 ‘하늘의 아들’들이다.”
백성 모두를 천자라 믿었던, 포청천의 오른팔 전조 이야기
팬픽과 역사 소설, 무협과 추리물을 넘나드는 새로운 장르의 소설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팬픽과 역사 소설, 무협과 추리물의 경계를 자유로이 가로지르는 발걸음은 자못 빠르고 경쾌하다. 그러나 주변부의 역사를 이야기 중심축으로 끌어올려 치밀하게 구성해내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뚜렷한 역사 의식은, 그 걸음에 깊이를 더한다. 지금까지 역사는 지배자들 이야기로 채워지기 일쑤였다. 이 책은 다르다. 성실한 변두리 인생들, 바로 평범한 우리들이 역사의 변혁을 일구어 냈노라고 남협 전조를 빌려 이야기하고 있다. ‘천자는 하늘의 아들, 그러므로 곧 이 땅의 백성’이라 말하는 이 책의 낮은 읊조림에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울림이 있다. 감각을 통해 독자를 민중적 세계관으로 이끄는 힘, 바로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가 지닌 탁월함이다.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어떤 소설인가?
첫째, ‘강한 것이 곧 정의’라는 무협 소설의 절대 명제를 깨고,
‘바른 것이 곧 정의’라는 새로운 명제를 퍼뜨린 색다른 소설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역사추리소설이면서 무협소설이지만, 조화롭게 사는 길을 꾀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지 않고서는 어떠한 무력도 단순한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힘 있게 보여주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무협소설에서 절대 명제였던 ‘강즉정(强卽正)’이라는 원칙을 깨뜨리고 ‘정즉정(正卽正)’, 즉 ‘바른 것이 곧 정의’라는 새로운 명제를 퍼뜨린다는 점에서 무척 색다른 소설인 것이다.
둘째, 곳곳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문제의식
‘다스림이란 무엇인가? 태평성대란 어떻게 올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이 던지는 물음들에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작가와 함께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정체되고 보수적인 개념들이 뜻 없이 되풀이되던 다른 무협소설이나 추리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소설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인간 관계에 대한 ‘진한 경험’
자기 존재의 뿌리를 찾기 위해 고뇌하는 인종이 전조와 나누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같은 아픔을 품고 있는 전조와 아령 사이에서 피어나는 애틋한 사랑을 지켜보면서, 또 포증과 전조 사이에 한결같이 흐르는 깊은 의기를 느끼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무엇을 바탕으로 삼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한테 돌아오는 이익이 아니라 신뢰, 사랑, 의기로 맺어진 인간 관계를 ‘진하게’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치밀한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역사추리 소설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중국 북송 시대를 연구한 작가의 사실주의 묘사가 단연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북송 최고 명군으로 알려진, 제4대 인종 황제 시대의 역사를 바탕으로 썼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꾸민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프롤로그
정교한 가면, 인피면구
장터에서
의뢰
개봉부의 밤
이상한 동행
차 한 줌의 마음
심검을 이루는 자
미안하네, 전 호위
북리 군왕부 살인 사건
비둘기, 소왕야, 그리고 소년
세 가지 정표
내게도 있다
이상한 바늘
늙은 일범, 범중엄
아무것도, 그 아무것도
순한 말 세 마리
아들을 찾는다면
다시 원점으로
한빙장
가지 마, 가지 마!
어디로 가고 싶었을까?
피 묻은 바퀴의자
아름다운 사람 하나
길에는 얼어 죽은 뼈가 있다
오직 한 명뿐인데
천자의 나라
온 하늘에 꽃비 가득 차고
벌을 받으십시오
바로 그 전조다
황금 시조상의 비밀
북송 시대 연표
북송 시대 지도
책을 내며